2020년 미국 대선이 11월 3일에 치러진다. 버니 샌더스 (민주, 버몬트) 상원 의원이 4월 8일에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함으로써, 민주당 후보 중에 유일하게 남은 사람은 전 부통령 조 바이든이다. 공화당 쪽에서는, 현재 미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몇 시간 후 연방 선거 관리 위원회 (FEC)에 서류를 제출함으로써 재선에 도전할 것임을 암시하였으며, 2019년 6월 18일에 올란도 플로리다에 있는 암웨이 센터에서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KAGC 이번 달 뉴스레터에서는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한미 FTA 및 미·중 무역이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한미 FTA는 한인사회 주요 현안 중 한미 무역 강화라는 사안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24일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에 서명하고 있다. Photo by Yonhap/EPA-EFE
한미 FTA 배경
한미 FTA는 미국이 2011년 10월에 비준하고 한국이 같은 해 11월에 비준하였으며, 2012년 3월부터 효력이 발생하였다. 한미 FTA는 싱가포르와의 FTA 이후 아시아 국가와는 두 번째로 맺은 협정이며, 1993년의 NAFTA 이후로 가장 큰 무역 협정이기도 하다. 미국 무역대표부 (USTR)에 의하면, 한국은 2018년 기준 미국의 6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교역량은 $1308억 달러 (양방향-수출과 수입 둘다 합칠 시)에 달하며, 2017년 한국은 미국의 수출 7위 국가였다. 한국은 2017년에 미국의 6번째 상품 제공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상품은 광물 연료이며, 한국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상품은 자동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의하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동안, 한미 FTA는 양국간의 관세를 95% 철폐하였다. 한미간 상품 및 서비스의 양방향 무역이 관세 철폐로 인해 2011년의 1290억 달러에서 2016년 1450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양방향 투자액 또한 2011년의 480억 달러에서 2015년 740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또한, 의회 조사국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7년 사이에 양국간 교역량이 21% 증가하였으며, 미국의 수입액은 상품이 25%, 서비스가 12%, 수출액은 상품이 9%, 서비스가 45% 증가하였다. 미국의 한국 해외직접투자 (FDI) 주식은 282억 달러에서 416억 달러로 증가하였으며, 한국의 미국 FDI 주식은 199억 달러에서 512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2013년 한미 FTA 관련,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모두의 성장을 가져오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경제 체계이며 — 이는 성장이 평화와 함께하기 때문이다.”라는 말과 함께 “[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성장을 지속하고 증가시키기 위해 무역 장벽을 없애야 함”을 언급하며 이것이 한미 FTA의 원칙 중 하나임을 강조하였다.
2016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는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수지 적자액이 280억 달러로 증가한 것을 보고 한미 FTA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트럼프는 후보였을 때와 이후에 대통령이 되어서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제조업에서의 미국인 고용 안정을 강조하였다. 재협상은 2017년 말부터 2018년 3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양쪽 정부 (미국과 한국)는 합의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9월에 개정된 무역 협정에 서명하였다.
한미 FTA 개정안은 미국이 한국산 픽업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2041년까지 허용한다. 미국의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는 애초 2021년에서 2041년으로 미뤘으나, 한국 회사들은 아직 미국에 픽업트럭을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 개정안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면제받았으나 대신 미국에 대한 수출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2015-2017년 3년간 연평균 수출량(383만t)의 70%(268만t)에 해당하는 수출 쿼터를 설정한 것이다.
최근 무역 추세 및 트럼프, 바이든 비교 분석
바이든의 전통적 시각인 규정에 입각한, 시장 개방과 친 자유무역 정책은 1990년대 중반의 세계 무역기구 (WTO)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통과 이후로 양당의 보편화된 입장이었는데 지난 대통령 선거인 2016년 이후로 이러한 시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변화에 대응하여 무역을 추구하면서도 일방적 관세를 부활시켰다. 민주당에서는 무역에 대해 논의를 할 때 노동 기준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NAFTA를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USMCA) 정책에서도 드러나며, 이후 민주당은 해당 협정의 통과를 지지하였다.
한국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상품이 자동차인 것을 고려할 때 자동차 무역 232조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하면 미 대통령은 ‘국가안보 위협’ 관련 관세 부과를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수입된 자동차 및 부품이 “국내 경제를 약화” 시킬 수 있다는 행정부 연구에 동의했으며, 25% 관세부과를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에 수입 자동차 조사에 착수하였으나 최종 마감 시간인 2019년 11월 14일까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몇몇 전문가들은 시효가 이미 소멸하여 232조 관세부과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 보았다.
바이든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의 동맹국으로부터의 수입 [물품]을 국가 보안 위협이라고 지정함으로써 트럼프가 “해롭고 무모한 관세 부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무역 232조와 관련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그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사례는 없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 바이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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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 |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대기업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함. | 오바마 행정부때 찬성, 현재는 약간의 입장 변화가 있었으나 재협상이 필요하더라도 중국을 견제하는 좋은 무기일거라고 생각함. |
한미 FTA | "미국 일자리 킬러" 협정이라 재협상함. | 양국간의 무역 증가로 인해 고용과 안정을 이루었다는 이유로 찬성 |
USMCA | 미국인들의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로 NAFTA (전 USMCA) 반대 | 과거에 NAFTA 찬성, 개정된 USMCA도 찬성 (노동 기준에 집중) |
트럼프
-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과 미국 등 12개국의 무역 협정인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 철회 (2015년 2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으나 비준이 안 되어 효력 발생은 안 했음)
- 멕시코, 캐나다와의 무역협정 (NAFTA) 재협상 추진, 이유는 더 싼 노동력 때문에 멕시코로 공장들이 이전함으로써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점 때문
- 한미 FTA 재협상
- 중국과의 무역 전쟁 선포, 2020년 5월에는 코로나 발원지 및 책임소재, 그리고 홍콩 국가보안법 등과 같은 미·중간 갈등을 원인으로 서명한 지 4개월도 안 된 중국과의 무역 협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함.
바이든
- 무역보다 국내 이슈를 먼저 다룰 것을 강조: 의료 서비스, 인프라 및 교육에 더 투자, 최저 임금 인상, 천만 일자리 창출이 먼저 이루어져야 새로운 무역 협정에 들어갈 수 있음. 이는 최근에 입장의 변화가 생긴 부분임.
- TPP의 재협상을 포함한 (바이든은 초기에 제시된 TPP 버전으로는 미국이 재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함) 모든 새로운 무역 협상은 노동 및 환경 전문가의 조언이 들어가야 함.
- 무역 장벽을 줄일 것을 약속하였으나, 트럼프의 관세를 철폐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음.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이 치러야 할 대가에 비해 그만한 가치는 없었다고 봄.
바이든과 트럼프는 냉전 이후 국제 무역 무대에서의 무역 정책 목표와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바이든은 무역 규정을 미국의 무기 중 하나로 쓸 수 있다고 보지만, 트럼프는 무역 규정들이 미국의 행동에 제약이 되고 때로는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고 본다. 트럼프는 또한 무역을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하는데 (제로섬이란 한사람이 무엇인가를 얻을 시 상대방은 무조건 잃는 경쟁을 말함) 관세가 미국에 좋다고 말한 적이 있으며 이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려는 목표에도 명백히 드러난다.
바이든이 보기에 트럼프의 대(對) 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늘리거나 줄이려는 접근은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은 미국이 규칙을 정하는 자가 되어 다자간의 협력을 통해 행동이 옳지 못한 국가를 압박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위협에 대한 답은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개방이며: 더 많은 친구들와 협력, 동맹, 민주주의”라고 그는 포린 어페어스에 말했다.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미국이 중국에 고관세 부과 등을 통해 중국산 수입 규제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대중 수출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의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품 중 중간재 비중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우려는 중국이 주요 무역파트너로 중국과 미국 중 양자택일을 한국에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수출 파트너이며, 한국의 중국 수출액은 1,490억 달러이며, 이는 한국의 미국 수출액인 694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액수이다. 한가지 더 우려되는 점은, 한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를 결정했을 당시 중국이 한국 상품을 보이콧 한 적이 있어서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의 협의로 결정된 사항이었지만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목적이 미국의 중국 감시라고 주장했다. 보이콧은 실제로 한국의 대기업인 롯데나 현대에도 막심한 피해를 줬다. 무역 전쟁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는 불투명하지만, 두 강대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로 낀 한국이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 난감해질 가능성이 높다.